정치적 분별을 다소 거두고 #진중권 이라는 인물을 보면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다. 여러 권의 스테디셀러 작가이자 미학자로서 단지 아카데믹한 삶을 살았으면 모진 풍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을 그릇이기 때문이다. (묻고 싶을 지경이다. 왜 그랬나요?)
이 분은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지점에서 늘 '도덕적 판단'을 하곤 했다. 그것이 시의적절함을 만나 진보적인 상승효과를 낼 때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 선구자류의 '독야청청'은 구시대적인 스탠스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 분이 그토록 경멸해 마지않는 86세대식 아방가르디즘이야말로 지금 이 분의 의식세계가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그것도 도덕주의로 인해 심히 굴절된 상태로 말이다.
검찰개혁정국에서 스텝이 꼬인 많은 '진보'들이 있었지만, 다들 고만고만한 저주들을 내지르고는 이내 입을 닫아 버렸는데, 이 분은 그러지 않고 있다. 최초의 확증편향에서 비롯된 판단을 사후정당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는 알고 있다, 그러므로 조국은 유죄다'를 되뇌이며 주문을 건다(이 주문에 걸린 동조자들도 물론 많다).
'조국 유죄'에서 시작된 이분의 논증가도는 이제 '문파 박멸'이라는 확장일로에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자신이 그토록 애정했던 '정의당은 쓰레기통'으로 마무리되는 형국이다.
스스로 '녹색당'을 자신의 다음 정당으로 지목했지만, 글쎄, 녹색당은 반가워할까? 녹색당의 조국-검찰개혁 관련 논평을 보면 딱히 그럴 것 같지도 않다. 이 존경스러운 당의 활동가들은 현명하게도 '조국'이라는 인물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검찰개혁'만을 사건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이런 태도 무척 좋아한다).
이래저래 진선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무척 걱정된다. 이제 그가 어떻게 '할지'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능동적 선택지보다 수동적 수용지가 그에게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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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링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60350&ref=D
-녹색당 논평: http://www.kgreens.org/…/%EB%85%BC%ED%8F%89-%EA%B2%80%E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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