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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치료엔 시네마5

<#무드_인디고>(L'ecume des jours, Mood Indigo, 2013) (L'ecume des jours, Mood Indigo, 2013) #미셸_공드리(#Michel_Gondry)의 세상은 천진난만하고 자유롭다. 돌이킬 수 없는 어린아이의 세상. 거기서는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이 하늘을 날고,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길게 늘어진 발을 엇디디며 #듀크_엘링턴(Duke Ellington)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공드리의 세상이 아닌 우리 세상에서, 삶은 그저 부박한 흑백. 생명은 그저 백태 낀 눈동자처럼 흐릿하다. 그렇기에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날 선 이분법을 구사한다. 마치 “정말 이렇게 해도 될까요?” “정말 우리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요?”라고 묻는 것처럼. 클로에(Audrey Tautou 분)의 폐 속에서 자라는 ‘수련’의 정체는 뭘까? 수련이라는 아름다운.. 2020. 2. 6.
<#플로리다프로젝트>(#The_Florida_Project, #Sean_Baker, 2017) #플로리다프로젝트(#The_Florida_Project, #Sean_Baker, 2017) 엔딩 장면. 6살 소녀 무니(브루클린 프린스)가 절친 젠시(발레리아 코토)에게 울먹이며 말한다. "넌 내 단짝인데 다신 못 볼지도 몰라. 있잖아. 말을 못하겠어. 잘 있어." 지켜보던 젠시가 무니의 손을 붙잡고 뛴다. 핸드 헬드 카메라가 뒤쫓는다. 지내던 모텔을 지나, 인파를 헤치고 도달한 곳은 '디즈니 테마파크'. 아이 혼자서는 가지 않는 곳. 가족들이 손 잡고 가는 곳. 그래서 매춘하는 엄마를 가진 무니와 노동일에 찌든 다르지만 같은 엄마를 가진 젠시는 못 가는 곳. 영화 내내 이들은 같은 동네에 있는 테마파크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 이제 들어 갈 것이다. 질문을 던지자. 거기에 '빌어먹을 어른들'은 없는 것일.. 2020. 2. 6.
<#소공녀> (#전고운, 2018) #소공녀 (#전고운, 2018) 사막으로 떠나는 애인(한솔, 안재홍)에게 미소(이솜)가 말한다. "나는 담배, 위스키, 그리고 한솔이 너, 그게 내 유일한 안식처야. 너도 알잖아." "나도 알아, 근데 거기 가면 생명수당 붙어서 월급을 세 배 많이 준대. ... 돈 벌어서 너랑 살 집 살거야." "배신자" 집 없이 전전하는 미소, 대학 밴드시절 친구들은 그녀를 귀찮아 하거나, 거부하거나, 구박한다. 그때도 미소는 말한다. "난 아니니까. 난 아무리 좁은 방 친구들이 와서 자도 그냥 반갑고 좋으니까." 다시, 작은 바에 들러 위스키를 마시고, 독한 담배를 한 모금 빨고 밖으로 나선다. 흰 눈이 팔팔 날린다. 만일 내가 한 잔 4천원짜리 '글랜피딕'(Glenfiddich)을 돈 걱정 안하고 진탕 마시고, 친.. 2020. 2. 6.
<#유열의_음악앨범>(정지우, 2019) [#상처_치료엔_시네마] (정지우, 2019) “우리 또 이렇게 우연히 만나네.” ‘미수’(김고은)가 ‘현우’(정해인)에게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모든 것이 필연이라고 해도 우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난만하는 필연 속에서도 둘이 ‘만난다’는 것의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운명’은 아니다. 그것은 너무 무거운 단어다. 운명은 미수의 과거와 현우의 과거에 일어난 사건, 그 사건이 만들어낸 인물들, 그리고 죽은 친구로 인해 둘이 질질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슬프고, 화나는 것이다. 놓여날 수는 없는가? 그러기 위해 애써 모든 것을, ‘그’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떻게... 어떻게... 너만은 날 믿어줄 수 없었던거니?”(현우) “어떻게 그럴 수 있어.. 2020. 2. 6.
《#어스》(#Us, #Jordan_Peele, 2019) [#상처_치료엔_시네마] 《#어스》(#Us, #Jordan_Peele, 2019) 히치콕(Alfred Hitchcock, 1899~1980) 이후 작가주의 반열에 오른 공포물이 몇 있긴 하다. 《악마의 씨》(Rosemary's Baby, 1968)와 그 계보를 따라 《오멘》(The Omen, 1976)이 탄생했고, 《엑소시스트》(The Excosist, 1973)와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 《쏘우》(Saw, 2004)가 그 뒤를 잇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한국적인 작가주의 공포물로 《알포인트》(R-POINT, 2004)를 꼽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뻔한 호러 문법을 깨는 새로운 내용이나 형식의 실험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2020.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