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으로 떠나는 애인(한솔, 안재홍)에게 미소(이솜)가 말한다.
"나는 담배, 위스키, 그리고 한솔이 너, 그게 내 유일한 안식처야. 너도 알잖아."
"나도 알아, 근데 거기 가면 생명수당 붙어서 월급을 세 배 많이 준대. ... 돈 벌어서 너랑 살 집 살거야."
"배신자"
집 없이 전전하는 미소, 대학 밴드시절 친구들은 그녀를 귀찮아 하거나, 거부하거나, 구박한다. 그때도 미소는 말한다.
"난 아니니까. 난 아무리 좁은 방 친구들이 와서 자도 그냥 반갑고 좋으니까."
다시, 작은 바에 들러 위스키를 마시고, 독한 담배를 한 모금 빨고 밖으로 나선다. 흰 눈이 팔팔 날린다.
만일 내가 한 잔 4천원짜리 '글랜피딕'(Glenfiddich)을 돈 걱정 안하고 진탕 마시고, 친구에게 전화하면 오라고 할까? 누가 있을까? 아마 미소라면 받아줄 것이다.
(그런데 미소가 대학시절 밴드에서 어느 파트였지? 아코디언? 템버린? 아무리 영화를 다시 돌려봐도 분명하지 않다. 아니면 그 모든 파트였는지도. 그 모든 파트에 지지직 거리지만 잘 안 들리는 일렉 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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