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지향 철학(object-oriented philosophy)
"객체 지향 철학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라이프니츠와] 같은 계보에 있는 최신 이론이다. 그러나 여기서 제안한 이론은 더욱 특이한데, 객체 지향 철학은 전통적으로 실체에 귀속되는 많은 특징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
객체는 [전통적인 실체 귀속성과 달리] 자연적인 것이거나 단순한 것이거나 파괴될 수 없는 것일 필요가 없다. 대신 객체는 스스로의 자율적 실재성에 의해서만 규정될 것이다. 그것은 분명 서로 다른 두 방향에서 자율적이어야 한다. 즉 부분적으로는 스스로를 다른 존재자와 관계 맺지 못하게 하는 한편, 스스로의 편린을 넘어선 무언가로서 출현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실재를 입자이건 아페이론이건 마음 속에 맺힌 상이건 성질의 다발이건 실용적인 효과이건 간에 더욱 기초적인 근본으로 환원하고자 하는 급진적 시도와 달리, 객체는 환원될 수 없는 두 부분으로 분극화된polarized 것으로 드러난다. 이 책은 객체가 우연, 성질, 관계, 계기를 갖는다는, 고전적으로 들리는 주장을 지지하는 한편, 또한 객체가 이러한 조건을 갖기도 하고 갖고 있지 않기도 하다는 역설을 주장할 것이다."
- 그레이엄 하만 지음, 주대중 옮김, [쿼드러플 오브젝트](현실문화, 2019). pp. 46-48.
“우리의 기획은 ‘객체-지향 형이상학’(object-oriented metaphysics)을 전개하면서 그레이어 하만이 ‘접근의 철학’(philosophies of access)[1] 부르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 기반을 발견한다. 이들은 사물/사태의 ‘평면 존재론’(flat ontology)에 관심을 가진다. 들뢰즈 철학에 대한 마누엘 데란다의 재독해에서, ‘평면 존재론’에 관한 생각은 세계의 실체들이 위계적으로 질서잡히지 않는 이론을 기술하는데 활용된다. 실체들의 실재성(substantiality)과 일치하지 않는 혹은 초월적 원리들에 기반하지 않는 이론에 대한 기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체들은 여기서 각각의 개체화된 사물/사태에 평등한 존재론적 위엄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에릭 쉐빌라르(Éric Chevillard)의 몇몇 소설에서처럼 사물/사태들 - 원자, 죽은 사람, 나무 둥치의 둥긂, 축구팀, 만유인력의 법칙 또는 ‘단어’라는 단어의 절반 - 사이의 모든 차이가 체계적으로 강도적 차이를 포함하고, 변이를 겪는 것이다.”
- #Tristan_Garcia, (trans.) Mark Allan Ohm, Joe Cogburn, Form and Object-A Treatise on Things (Edinburgh University Press, 2014), p. 4.
[1]다시 말해 이 철학은 ‘철학이 오직 사물/사태에 대한 우리[인간]의 접근과만 관련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사유의 방식들이다(Graham Harman, Tool-Being: Heidegger and the Metaphysics of Objects, p. 123). 퀭텡 메이야수는 이를 ‘상관주의’(correlationism)라고 부르는 것을 더 선호한다. 이것은 사유(또는 다른 어떤 규제적 입장, 즉 의식, 지각, 직관, 메를로-퐁티의 ‘육체’[flesh, 살])와 그것의 상관자 사이의 관계에 부여된 이론적인 우선성을 기술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관계에서 항목들의 각 측면들에 해를 끼치게 된다. 퀭텡 메이야수의 『유한성 이후』를 보라.